[파시르판장=아주경제 이나경 기자]
글로벌 해운산업이 트럼프 관세와 중동정세 불안으로 전례 없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HMM이 글로벌 핵심 해양 허브인 싱가포르에서 다시 뛸 채비에 나서고 있다.
![김기태 HMM동남아권역장 [사진=이나경 기자]](http://www.koreasja.com/data/photos/20250626/art_17508074743765_ae38b2.jpg)
24일 아주경제는 지난 17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김기태 HMM동남아권역장을 만나 싱가포르항만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는 이유와 글로벌 해운 기업으로의 도약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들었다.
HMM은 국내 기업 최초로 1996년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했다. 싱가포르 법인은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변 10개 국가의 영업 운영까지 총괄하고 있다.
김 권역장은 지난 1992년 현대상선에 입사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현지 법인에서 근무해 온 동남아 해운 전문가다.
HMM은 싱가포르항을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컨테이너 선복량을 150만TEU(130척)로 확대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실행 중이다. 싱가포르항이 동남아 거점 항만으로서 HMM의 환적 물동량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 권역장은 "과거 싱가포르항은 중국을 보좌하는 서브 항만이었지만, 최근에는 관세 이슈 등으로 물동량 증가율이 중국을 앞서며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다"며 "4~5년 전만 해도 HMM에서 베트남 물동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였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비슷한 수준인 30%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HMM은 치솟은 동남아 물동량을 고려해 최근 중소형 선대 확충에 나섰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 선대 다양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사업 리스크는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싱가포르 최대 터미널 운영사인 PSA와 합작투자회사(JV)를 설립해 항만 네트워크를 선점하기도 했다.
이처럼 HMM이 항만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선복량 확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HMM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유일하게 남은 국적선사로서 해외 선사에 의존하기보단 독자적인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김 권역장은 "HMM이 치열한 글로벌 해운 시장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동남아 시장 선점을 위해 터미널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야적장, 인력에 대한 투자도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