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싱가포르=김한슬 기자]

국내 해운업계 중에선 HMM이 가장 많은 글로벌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지만, 한국~싱가포르 항로는 고려해운의 경쟁력이 부각된다.
1996년부터 한국-싱가포르 서비스를 개시한 고려해운은 2007년부터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는 물동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가는 물동량은 2010년부터 15년째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16일 고려해운 싱가포르 법인에서 만난 이병기 고려해운 싱가포르 법인장은 관세 전쟁 등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현지 물동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법인장은 2023년 2월부터 싱가포르 법인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18년 경력의 해운 전문가다.
이 법인장은 "HMM은 환적에 대해 포커싱이 맞춰져 있다면, 고려해운은 로컬 수출입 물량이 많고 서비스도 오래됐다"며 "아시아에선 톱5 안에 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항로의 물동량 1위 비결로 높은 정시성, 발 빠른 고객 대응 서비스 등을 꼽았다. 이 법인장은 "전산화가 잘 돼 있고, 직원들도 문제가 있을 때 바로 바로 응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선박을 쓰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중국산 선박을 사용해도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리스크가 생겼다. 이 법인장은 "저희를 비롯해 한국 선사들은 한국 빌트(조선사)를 선호하고 그 다음으로 일본 조선사다. 비싸더라도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법인장은 또 본사에서 AI(인공지능) 분야를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법인장은 "디지털 마케팅을 경영진에서 중요히 여기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결국 가야 하는 길이 디지털이다 보니 직원들도 공부하고 있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운임이 적정한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역시 미중 관세전쟁이 최대 이슈라 했다. 이 법인장은 "중국으로 가는 배가 10% 이상 빠졌다가, 지금은 많이 회복됐다"면서 "그동안 후티 반군 사태가 있고 최근에는 이란-이스라엘 전쟁 등 다양한 상황으로 학습효과는 돼 있다. 다만 화두는 불확실성이고, 앞으로도 운임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해운은 기존에 아시아권에 집중해 왔다면, 최근에는 미주·구주로도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 법인장은 "주로 서비스 제공이 아시아 위주로 돼 있지만, 최근에는 40년 만에 미주 서비스를 재개했다"며 "중장기적으로 미주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캐리어로 도약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