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테이너선 화재로 대규모 해양오염이 발생한 데 대해 10억 달러(약 1조 3800억원)의 배상금이 부과됐다.
스리랑카 대법원은 지난 2021년 6월 콜롬보 해안에서 X-Press Feeders의 2,756TEU급 'X-Press Pearl호'(2021년 건조)가 화재로 침몰한 사건에 대해 24일 이같이 판결했다.
스리랑카 대법원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X-Press Feeders에 1년 안에 10억 달러를 납부하되 4회 분할 납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벌금 1차분은 오는 9월 23일까지 2억 5000만 달러를 내야 한다.
화재 및 침몰 당시 X-Press Pearl호는 1,486TEU의 컨테이너를 적재해 있었으며, 그 중 81TEU에 독성, 유해, 위험 화학물질이 담겨 있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21년 UAE 제벨알리항에서 출항해 운항하던 중 갑판에 적재된 컨테이너 중 하나에서 질산 누출이 감지됐으며, 이후 카타르와 인도 항만 기항을 요청했으나 거부됐다.
결국 5월 25일 질산 누출로 화재가 발생했고, 6월 2일 스리랑카 서쪽 영해에서 침몰했다.
스리랑카 대법원은 선사와 선장, 그리고 대리인이 "손상된 컨테이너의 변화 상태 등 X-Press Pearl 내부 상황을 은폐해 스리랑카 당국이 대응에 필요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고로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 대량 유출외에도 20개 컨테이너에 담긴 폴리에틸렌 봉지 4만 6,960개에서 700억~750억 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유출됐고, 거북이 417마리, 돌고래 48마리, 고래 8마리, 그리고 수많은 물고기들이 죽었다"고 적시했다.
대법원은 이 사고를 "세계에서 기록된 최대 해양 플라스틱 유출사고"로 묘사했다.
X-Press Pearl호는 London Club에 가입돼 있다.
한편 X-Press Feeders는 스리랑카 대법원 판결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나섰다.
문제는 이 판결건 외에도 여러 다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돼 있다는 점이다.
앞서 X-Press Feeders는 영국 법원에서 사과와 함께 사고로 생계를 잃은 어부들에 785만 달러를 보상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스리랑카 정부와 각종 단체가 최대 90억 달러를 배상금을 청구하려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