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지구협의회는 지난 6월 23일 공식 발족했습니다. 이전에도 상하이에 진출해 있는 국내 해운사들끼리 교류는 있었지만 협의회 구성을 통해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에 대응하고자 합니다."
최근 상하이에서 만난 방상두 팬오션 상무는 국내 해운업계 최초의 해외 협의회 발족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방상두 상무는 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팬오션을 비롯해 장금상선, 고려해운, 범주해운 등 13개 해운사가 협의회 멤버로 가입돼 있다. 이들 해운사는 이전에도 교류가 있었으나 올해 초 상하이를 찾은 한국해운협회와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모임을 구체화하는데 의견이 모이면서 협의회 구성은 급물살을 탔다.
해운사들도 미·중 관세전쟁에 따른 물류흐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선사의 경우 컨테이너 기준 연간 해운사 매출의 40% 안팎이 중국발 수출입 화물에서 발생할 정도로 중국 비중이 큰 만큼 수출입 물량 규모의 변화는 해운사에 민감한 요인이다.
임재진 장금상선 상무는 "관세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해운시장은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은 이미 물류흐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중국 제품 뿐 아니라 동남아에서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도 원산지를 확인해 4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원산지를 숨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계절적 성수기인 여름철에도 미주로 향하는 물량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미주·유럽을 운항하던 대형 선사들이 일감을 찾지 못하게 되면 중동, 인도, 동남아 등으로 관심을 돌리게 된다. 물량이 없어 기항하는 항구가 줄어들게 되면 결국에는 비어있는 배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존 아시아 지역을 운항하던 중소형 선사들은 더욱 큰 위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방상두 상무는 "계절적으로 성수기라야 할 현재가 춘궁기가 됐다"며 "유럽, 미주 가던 큰 배들이 동남아 등으로 돌아서게 되면 결국 소형 선사들만 골병이 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 구매하는 완제품은 관세에서 비교적 영향이 적기 때문에 향후 전자상거래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자상거래로 인해 해운시장에도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시장은 수많은 선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운임도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에 나섰던 국내 해운사들도 원양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협의회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보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방상두 회장은 "협의회가 출범한지 아직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반기 중 회원사의 발전과 지위 향상을 위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 상하이에 나와 있는 다른 유관기관들과도 교류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의제도 발굴하는 등 확대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