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크 강자'로 꼽히는 팬오션이 베트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팬오션은 철강, 시멘트, 석탄, 퍼니처, 의류 등 벌크와 컨테이너 전체를 취급하며 한 수 위 토탈 서비스를 베트남에 선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호찌민 사무소를 대폭 확대했다. 기존 1인 사무소 체제에서 지난해 10월 팬오션의 대표적인 물류 베테랑인 김명동 부장을 호찌민 사무소장으로 파견하며 직원 20명 규모로 사무소를 키웠다.
팬오션은 이를 현지 물류기업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자처하며, 글로벌 물류 프로바이더(공급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19일 호찌민에서 만난 김명동 사무소장은 "호찌민을 중심으로 한 남부 지역, 하이퐁을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에 '베트남 컨테이너 물류망'을 구축했다"며 "이에 현지에서 운영 신뢰성이 높고 비용이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팬오션은 현지 기업과 협력을 통한 물류망 구축 전략을 택했다.
컨테이너 종합물류기업인 MACS 코퍼레이션을 단독 대표 대리점(GA)으로 지정해 하역과 입출항, 화물 안전관리 등을 맡겼다.
김 소장은 "토탈 서비스는 베트남 현지 선사들이 하기 어려운 부분인 만큼 가장 부각될 수 있는 경쟁력"이라며 "원료 수급부터 제품 생산까지 현지 모든 물류에 관여하면서 빅데이터도 쌓고 있다"고 말했다.
팬오션 호찌민사무소는 △철강·컨테이너 수출입 △베트남 전력업체 및 제강기업의 광물 수입 △곡물 수입을 주력 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태국 및 말레이시아 석탄 수입 및 철강 수출,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및 철강 수출 등도 영위 중이다. 유럽까지 철강 수출 루트도 확보, 베트남에서 생산된 철강의 수출을 돕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 및 경제 대국들과의 정치적 갈등이 적고, 자유무역협정(FTA)도 다수 체결해 국제 공급망 다변화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재부상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또 럼(To Lam) 당 서기장과 만나 한국과 베트남간 무역 규모 증대도 기대된다.
김 소장은 "베트남이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지만, 미국과 2023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삼성·애플 등 글로벌 기업 생산기지가 설립되며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며 "남북이 길게 연결 돼 연안 운송 만으로도 전략적 기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국제 항로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성장성과 잠재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베트남 선사들이 국내 연안운송 및 내륙 하천 바지선 영업에 머무르고 있지만, 향후 신규 투자에 의한 베트남 내 선주의 등장과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자동화 및 현대화가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트남의 농산품과 섬유, 의류, 전자제품 등 공산품, 석탄, 시멘트 등 광물, 철강제품 등의 증산에 힘입어 해상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다품종의 강점을 가진 컨테이너선에서부터 벌크선까지 다양한 선대의 이용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팬오션은 전신인 STX팬오션이 2013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포기했던 인도네시아와 태국 시장 공략을 재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베트남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벌크 시장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김 소장은 2002년 팬오션에 입사해 운항·미주영업·일본법인·동남아영업·유럽영업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으로, 추진력이 특히 강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