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알렉산더 스텁(Alexander Stubb) 핀란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양자 회담을 통해 북극 안보 강화를 위한 쇄빙선 건조 협력에 합의했다.
이번 협정은 미국 해안경비대(USCG)가 핀란드와 협력해 최대 11척의 쇄빙선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반면 미국의 쇄빙선 수주를 노려온 K-조선으로선 씁쓸한 대목이다.
두 정상은 9일 USCG와 핀란드 조선소 간의 상업협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핀란드는 자국 조선소에서 4척의 ‘북극 순찰함(Arctic Security Cutter)’를 건조하고, 미국은 핀란드의 전문기술을 활용해 자국 내 조선소에서 최대 7척의 ASC를 건조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최고의 쇄빙선을 사고 있으며, 핀란드는 그것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했고, 스텁 대통령은 “북극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이번 협정을 ‘위대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11척의 쇄빙선 건조에는 총 61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또 미국내에서 ASC를 건조하게 될 조선소는 텍사스주 갤버스턴의 데이비(Davie)조선소와 루이지애나주 호마의 볼린저(Bollinger)조선소다.
핀란드는 전 세계 쇄빙선의 약 80%를 설계하고, 그 중 60%를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등 쇄빙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오랫동안 미국과의 협력을 추진해왔으나, 미국의 ‘존스법(Jones Act)’ 등 국내 산업 보호 법률로 인해 제약을 받아왔다. 그러나 2021년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쇄빙선은 존스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며 대통령이 예외를 승인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이번 협정이 가능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극에서의 국가 안보 강화를 위해 최대 40척의 쇄빙선 확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며, 이번 협정은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또한 나토 동맹국인 핀란드에 대한 방어 의지를 밝히며, “푸틴이 공격을 명령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