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미국과 연계된 선박에 대한 항만 수수료를 전격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13일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운임이 폭등세를 보이며 4년 만에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위협은 원유 시장에 충격을 주며, 2026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선물 시장에서 콘탱고가 확대되는 등 해운시장이 미-중 갈등에 요동치고 있다.
■ 케이프 스팟운임 하루만에 21%↑
13일 케이프사이즈 스팟운임은 전일 대비 21% 이상 폭등했다.
중국의 항만 수수료 인상 조치는 미국의 무역관세 확대 움직임에 대한 보복성 대응으로 해석되며, 특히 철광석 주요 수출국인 호주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운임이 톤당 2.50달러 이상 상승했다.
업계에선 이를 미·중 간 무역 긴장 고조에 따라 트레이더들이 향후 운임 상승을 선반영해 대규모 자금 이동에 나선 결과로 보고 있다.
호주의 대표적인 벌크 항만인 포트헤들랜드에서 출항하는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철광석 운임이 하루 만에 폭등한 것은 중국의 항만 정책 변화가 실물 물류 흐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운임 상승을 유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급등은 단순한 수요 증가가 아닌, 미·중 간 정치적 갈등에 따른 심리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 관세 부과를 시사한 이후, 해운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 2026년 석유 콘탱고 심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위협은 원유 시장에 충격을 주며, 2026년 WTI 선물시장이 콘탱고 구조로 깊게 기울어지고 있다.
콘탱고는 인근 월 선물 가격이 장기 선물보다 낮게 거래되는 현상으로, 시장이 공급 과잉을 예상할 때 나타난다.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WTI 타임스프레드는 인근 가격이 장기 가격보다 할인된 구조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미국의 관세 위협이 중국 수요 전망을 악화시킨 데 따른 반응이다.
OPEC+의 생산량 증가 합의와 맞물려 시장은 공급과잉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해 유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WTI 선물은 지난주 5월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다.
특히 셰일 산업은 배럴당 60달러 이상의 유가가 수익성 확보에 필수적이어서, 현재의 약세 흐름은 시추 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WTI 2개월 옵션 심리는 4개월 만에 가장 약세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캘린더 스프레드 옵션에 대한 미결제약정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OPEC+ 공급 증가 사이에서 급증했다.
이는 단기 선물이 장기 선물보다 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베팅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