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행정부의 중국산 선박에 대한 제재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한국산 중고 유조선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트럼프행정부의 '변덕'으로 시황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전체 중고 유조선 거래는 급감세를 보였다. 그리스의 선박중개업체 Xclusiv Shipbrokers에 따르면 올 1분기에 중고 유조선 매매는 전년 동기(126척)에 비해 크게 감소한 97척에 그쳤다. 선종별로는 5만 dwt급 MR2가 가장 크게 줄어 작년 36척에서 올해 15척으로 급감했다. VLCC는 같은기간 18척에서 12척으로 줄었다. 반면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은 6척에서 12척으로 두 배로 늘어났다. 선령별로는 노후 선박 거래가 늘었다. 선령 21년 이상의 노후 유조선 거래는 전년에 비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18척으로 급증했다. 반면 선령 5년 미만의 현대식 유조선 매매는 50% 급감했다. 국가별로는 한국산 유조선의 인기가 높아 올 1분기 매매량이 47척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산은 19척에 그쳤다. 전통적으로 큰손 구매자였던 중국은 올 1분기 잠잠했다. 중국 선주들은 이 기간 지난해보다 23척이 줄어든 12척의 유조선만 인수했다. 한국 선주들도 지난해 1분기에는 13척의 유조선을 사들였지만 올해는 1척을 구매하는 데 그쳤다.
미국 투자사 블랙록(BlackRock)이 주도한 CK 허치슨의 43개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지분 인수합병이 중국정부의 반대로 난항을 겪으면서 MSC가 블랙록을 대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새 인수합병 방안은 블랙록이 파나마에 있는 허치슨의 2개 터미널 지분을 51% 인수하는 반면 MSC의 자회사인 TIL은 CK 허치슨의 나머지 41개 터미널을 모두 인수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안이 성사될 경우 TIL은 약 23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며, 이 중 190억 달러는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MSC의 CEO인 디에고 아폰테는 지난 주말 이탈리아 언론 쉽뉴스(ShipNews)와의 인터뷰에서 MSC가 70%, 블랙록이 20%, CK 허치슨이 10%의 지분을 갖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 수정 방안은 어떤 것이든 MSC가 인수합병을 주도하는 경우여서 해운업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블랙록의 파나마 2개 터미널 인수는 현재 난관에 부딪쳐 진도가 나지 않고 있다. 파나마감사원은 얼마 전 CK 허치슨의 항만 임대계약 갱신에 문제가 있으며, 파나마정부가 수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받지 못했다면서 갱신계약을 해준 공무원을 고소했다. 하지만 나머지 41개 터미널을 분할해 MSC에 매각할 경우 CK 허치슨은 파나마정부의 답변과 관계없이 이를 완료할 수 있게 된다. 단, 이 경우 중국당국이 MSC를 매수자로 승인해야 한다. 한편 이탈리아 쉽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디에고 아폰테는 이 인수합병건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곧 중국을 포함한 여러 당사자들과 모든 것이 명확해질 것"이라면서 "서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향 태평양 횡단항로의 컨테이너 성수기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있다. 지난 주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의 시행을 7월 9일까지 연기하면서 중국을 제외한 지역의 선박 예약이 급증하고 있다. 시황분석업체인 시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의 CEO인 앨런 머피는 "성수기가 일찍 시작되는 것"이라면서 "미국에서는 지금 당장 호황과 조기 성수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반면 145%의 관세가 부과된 중국은 예약 물량이 급감, 무역거래 자체가 붕괴되는 양상이다. 대서양 항로에서는 선사들이 새로운 성수기 추가 운임(PSS)을 제시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MSC는 오늘 5월 13일부터 북유럽에서 미국, 캐나다, 멕시코로 가는 노선에서 TEU당 800달러, FEU당 1,000달러의 PSS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미 연방해사위원회(FMC) 규정에 의하면 모든 추가 운임은 부과 30일 전에 거래업체에 통보돼야 한다. 앞서 지난주 하팍로이드와 CMA CGM은 각각 5월 11일, 5월 3일부터 그리스와 터키로부터 미국으로 운송되는 화물에 새 PSS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새 PSS는 하팍로이드가 TEU당 550달러, FEU당 750달러다. 또 CMA CGM는 TEU당 500달러, FEU당 1,000달러다. 하팍로이드는 또한 5월 11일부터 중동/인도 아대륙에서 북미로 향하는 화물에 대해서도 TEU당 1,500달러의 PSS를 부과할 예정이다. 앨런 머피는 "미국의 수입업체는 향후 3개월 동안 아주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특히 중국 외 아시아 지역에서 장비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술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국의 추가 관세가 90일간 유예되면서 아시아 제조업체들은 충분한 컨테이너와 운송 슬롯을 확보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대만공작기계·부속품협회(TMBA)의 천포치아 회장은 "몇 달 내 상품을 신속하게 운송하기를 원하지만 항만에 충분한 컨테이너박스와 선박이 있는지, 그리고 신속한 선적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가구 생산 중심지인 무아르(Muar)에서는 업체들이 90일이 지나기 전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미국으로 보내기 위해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무아르지역의 가구수출에서 미국 비중은 약 60%다. 말레이시아 가구제조업체인 코퍼레이트 스페셜리스트(Corporate Specialist) 관계자는 "직원들이 현재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3개월 간 아주 바쁠 것이기에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중국산 물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수입업체들이 중국 상품 주문을 늦추거나 취소하기 시작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지난주부터 주문을 취소하기 시작했으며, 에어컨, 해변용 레저의자, 스쿠터 등 여름 상품 운송은 이미 취소됐다. 5달러 미만의 상품만 판매하는 'Five Below'도 선사들에게 미국으로 운송하기 전에 중국에서 선적을 대기 중인 상품의 운송을 중단토록 요청했다. 중국 장난감제조업체의 한 오너는 "트럼프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협상 결렬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제조업체나 수입업체 모두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제조업체의 임원은 "전체 공장에서 발주가 중단됐다. 선적되지 않은 상품은 발주취소되고 이미 해상운송 중인 상품은 가격이 재조정될 것"이라며 "현재 1TEU의 컨테이너로 인한 손실이 2TEU 컨테이너로 벌어들이던 수익보다 더 크다"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수입업체들이 중국을 포기하는 대신 '중국+1 다각화 소싱 전략'에 따라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로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공급망업계에서는 미국에서 저가 소비재가 더 많이 생산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캄보디아의 미 상공회의소 회장인 케이시 바넷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저가 소비재공장은 결코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인들이 하루종일 앉아서 팬츠를 만들고 싶어할 거라고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백악관이 중국 선박의 항만수수료 부과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사인을 조용히 보냈다. 미국의 석유기업과 농민단체 등이 이에 강력하게 반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제안한 항만수수료 부과를 연기하거나 일부 감액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기저기 시사했다. 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도 8일 "일부 항만수수료는 시행되지 않거나 합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USTR의 초안에 의하면 중국산 선박에 대해 1회 기항당 최대 350만 달러의 수수료를 메기기로 했으나 이는 미국 산업계의 반발을 샀다. 이같이 높은 수수료는 석유, 곡물, 기계 및 기타 상품의 수출운송 비용을 상승시켜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USTR은 초안에서 항만수수료를 책정할 때 전체 선박의 종류와 크기를 고려하지 않았다.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정액제 항만수수료 체계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감안해 책정된 것이며, 유조선, 벌크선, RO/RO선, 그리고 소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항만수수료는 산정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USTR이 항만수수료가 해운산업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검토해 선박 규모를 기준으로 재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미국 조선업의 재건을 도모하는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K-조선의 수혜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러한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는 조선에 많은 돈을 쓸 것"이라며 "우리는 아주 많이 뒤처져 있다. 예전엔 하루에 한 척의 배를 만들곤 했지만, 사실상 지금은 1년에 한 척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럴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행정명령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에 의해 준비됐으며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해양, 물류, 조선 부문에 대한 불공정 표적화 조사에 대한 조치를 지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USTR은 중국 선사 및 중국산 선박과 관련한 국제 해상 운송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에 국방부와 국토안보부의 선박 조달 과정을 조사·검토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조선업 재건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달 4일 미 연방의회 합동회의 연설에서 "상선과 군함 건조를 포함한 미국 조선업을 부활시키겠다"며 백악관 조선 사무국 설치 및 조선업에 대한 특별 세제 혜택 제공 등을 약속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세계 1위 조선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도 전날 첫 통화에서 한미 간 협력 분야로 조선을 언급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으로 아시아에서 수출 컨테이너 선적 취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트럼프가 무려 46%의 관세를 부과한 베트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물류업체들이 마지막 순간에 선적을 취소하는 컨테이너가 하루평균 300개에 달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 전에 비해 5배 급증한 것이다. 베트남에 공장을 둔 대만 골판지 제조업체는 베트남 제품에 46% 관세를 부과한 후 최대 300개 컨테이너 분량의 상품선적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5월 이후의 전망도 불확실하다. 베트남 제조업체 관계자는 "관세로 인해 채산성이 맞지 않아 5월 컨테이너 선적을 예약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공장 가동시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싱가포르의 정기시황분석업체인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관세로 인해 선사들의 태평양 횡단노선 운임인상 노력이 좌절됐으며, 5월 계약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너리티카는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 수요증가 전망치를 이미 -1.1%로 하향 조정했다"면서 "미국 관세로 인해 주문이 취소되면 선사들은 결국 다시 운임을 내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8일 오세아니아 선주로부터 원유운반선 4척을 4,778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선박은 2028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발주선사는 그리스의 센트로핀(Centrofin)이다. 해운재벌 디미트리스 프로코피우(Dimitris Procopiou)가 이끄는 센트로핀은 5년 전에도 삼성중공업에 탱커를 발주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건에서 특징적인 것은 삼성중공업이 이들 선박을 중국의 팍스오션(PaxOcean)그룹에 하청을 줬다는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이 중국 조선소에 하청을 준 것은 이번이 두번째"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삼성중공업은 그리스 다이나콤탱커스가 발주한 수에즈막스급 탱커 신조선 4척을 저우산 소재 조선소에 하청을 줬다. 삼성중공업이 탱커를 중국에 하청주는 것은 거제조선소가 기존 수주물량을 처리하기에도 어려울 정도로 붐비는데다 탱커의 경우 중국 조선소도 큰 무리없이 건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센트로핀은 현재 자회사인 마린트러스트(Marine Trust)와 트러스트벌커스(Trust Bulkers) 등을 통해 유조선 24척과 벌크선 19척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총 22억 달러를 수주해 연초 제시한 연간 수주 목표 98억 달러의 22%를 달성했다. 수주선박은 선종별로 LNG운반선 1척, 셔틀탱커 9척, 에탄운반선 2척, 원유운반선 4척 등이다.
피더 컨테이너선의 수익이 대형 컨테이너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영컨설턴트인 ADL(Arthur D Little)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3,000TEU 미만의 소형 피더선의 자산수익률(ROA)이 17%~23%에 달했다. 이에 비해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등 동서 기간항로 취항을 위해 건조된 최대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ROA가 7~12%에 그쳤다. ADL은 피더 컨테이너선의 이같은 높은 수익률이 대형 선사나 GTO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지난 2018년 두바이의 DP World가 Unifeeder를 인수했다고 전했다. 업황에 대한 밝은 전망은 또 인수합병을 촉진시켰다. X-Press Feeders가 2022년 싱가포르의 벵갈 타이거라인(Bengal Tiger Line)과 파나마의 케러비안 피더서비스(Caribbean Feeder Service)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ADL은 "피더 컨테이너선 시장의 신규 진입업체들은 인수합병 증가로 선가가 오르고 미래 ROA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인수합병으로 선박 규모는 커지고 운영업체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럽 노선의 일부 피더선은 규모가 3,600TEU에 달한다.
올 1분기에 발주된 LNG벙커링선(LNGBV)이 LNG운반선보다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신조발주된 LNGBV는 10척이며, 이같은 수치는 1분기 발주량으로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1년 간 총 16척의 LNGBV가 발주된 것이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였으며, 올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LNGBV 발주 러시와 대조적으로 올 1분기 LNG운반선 발주는 단 3척에 그쳤다. 셀시우스쉬핑이 1척, 그리고 한화오션의 자회사인 한화해운이 한화오션에 2척을 발주한 것이 전부다. LNGBV의 경우 새롭게 이 사업에 뛰어드는 선사들이 늘고 있다. 그리스 에발렌드쉬핑(Evalend Shipping)이 HD현대미포에 1만 8,000cbm급 4척을 발주했고, 에이치라인쉬핑과 시리우스쉬핑(Sirius Shipping) 등이 신조발주를 통해 새롭게 LNGBV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외에 쉘(Shell)은 최대 4대의 LNGBV에 대한 입찰을 진행 중이다. 쉘은 2030년까지 LNG추진선의 척수가 2,000척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선박의 LNG 수요가 2030년까지 연간 1,600만 톤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